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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Ⅰ

인생을 바꿔놓은
재미와 성취감에 대해

‘롱보드 여신’ 최진

※ 본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Interview Ⅰ

인생을 바꿔놓은
재미와 성취감에 대해

‘롱보드 여신’ 최진

호기심에 시작한 운동이 직업이자 인생이 됐다. 모델 최진은 SNS에 올린 롱보딩 영상 하나로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SNS 스타(인플루언서)다. 그의 인생은 롱보드를 만난 이후 이전과 다르게 다이내믹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꿈꾸던 항공사 승무원의 꿈을 잠깐 멈시 접어두고, 현재 모델로 활동 중이다.
그의 인생은 롱보드 위를 달리듯, 재미와 성취감으로 넘실댄다.

글. 두경아 사진. 한정현

롱보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다

시작은 SNS에 공유된 영상 한 편이었다. 영상 속에는 미끄러지듯 달리는 롱보드 위에서 나비처럼 자유롭고 아름답게 춤추는 한 여성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타보고 싶다!’는 강렬한 이끌림에 롱보딩의 세계로 들어선 최진은 그 순간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회상한다.
그전까지 그는 항공사 승무원의 꿈을 꾸던 학생이었다. 항공과가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서도 항공관광을 전공했다. 승무원의 꿈은 중학교 때부터 품어왔지만, 롱보딩에 입문한 뒤로는 삶의 목표와 세상의 중심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창 롱보딩에 빠져 있을 때는 하루에 6시간, 어떤 때는 8시간까지 롱보드 위에서 연습했다.
“어려서부터 워낙 운동을 좋아했지만, 롱보딩은 특히 더 재미있었어요. 새로운 기술에 성공했을 때 성취감도 컸고요. 지역 롱보드 크루들과 모여서 운동하다가 끝나고 밥 먹는 것도 좋았어요.”
그는 자신이 롱보딩에 입문한 방법으로 SNS 스타가 됐다. 롱보드 타는 모습을 우연히 찍어 SNS에 올린 영상이 그야말로 대박이 난 것이다. 신촌 차 없는 거리 차도 위로, 핑크빛 테니스 스커트를 입고 핑크색 백팩을 맨 그가 롱보드를 타며 춤추듯 지나가는 영상이었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세계로 퍼지고 영국 BBC 등 외신에도 소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때 영상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건 아마도 차도에서 롱보드를 탔기 때문이 아닐까요. 외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었거든요. 물론 ‘신촌 차 없는 거리’라 아무 문제 없지만, 외국인 눈에는 다소 위험해 보여서 스릴을 느꼈던 것 같아요.”
덕분에 그는 이탈리아 듀오 DJ ‘Merk &Kremont’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그들은 ‘sad story’ 가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맞겠다고 판단해, 뮤직비디오를 명동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했다.
그때부터 롱보딩은 최진에게 진짜 직업이 됐다. 보드를 타는 콘셉트로 광고 출연 제의가 이어졌다. 그는 보드, 의류, 신발, 향수까지 트렌디한 분위기가 나는 제품의 모델이 됐다. 그사이 걸그룹 아이오아이 멤버 ‘정채연 닮은꼴’로도 유명해지면서, 보드 없이 일반 모델로도 런웨이를 누볐다.
"2021 S/S 시즌에는 모델로 런웨이에 섰어요. 연기를 시작해 웹드라마도 찍고 있고. 롱보드에 입문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습도 하는 등 활동 분야가 전보다 넓어졌어요.”

스케이트보드보다 안정적인 롱보드

롱보드를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스케이트보드는 익숙할 것이다. 롱보드와 스케이트보드는 어떻게 다를까? “일단 저는 스케이트보드를 못 타요. 앞으로 나가는 주행 정도만 가능하죠. 스케이트보드는 롱보드보다 길이가 짧고 가벼워, 주로 트릭 같은 기술 위주로 타요. 롱보드는 트릭이 있긴 하지만 길고 안정적인 형태라 보드 위에서 댄싱같이 몸을 쓰는 운동이 가능하죠. 흔히 스케이트보드는 유선형 파크를 타지만, 롱보드는 파크를 탈 수 없어요.”
롱보드는 스케이트보드보다 길이가 길지만, 딱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보통 길이 37인치~50인치(94~127cm) 정도를 롱보드라고 하는데, 짧을수록 트릭을 하기 좋고 길수록 댄싱을 하기 편해 그는 보통 45인치(94cm) 정도를 사용한다.
“저는 트릭을 잘하는 롱보더는 아니에요. 국내 롱보드 대회에 출전했다가 준결승에서 떨어지기도 했어 요. 롱보드를 타던 초반에 한번 도전해보자 싶어서 나갔던 거라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그걸 계기로 롱보드를 협찬받게 됐어요. 더 잘된 건가요?(웃음)”
‘얼마나 배워야 잘 탈 수 있냐’는 단순한 질문에 그는 어렵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답했다.
“사람마다 달라요. 운동신경이 좋아서 한 번도 안 넘어지고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진짜 잘 넘어 지는 친구도 있거든요. 트릭에서는 노컴이나 셔빗이 쉬운 편인데, 터득하는 속도가 1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편차가 커요. 일단 겁이 없어야 유리한데, 아웃도어 운동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배워볼 만한 것 같아요.”

저도 먹으면 살이 찌는 스타일인데,
롱보드를 타면 따로 체중 관리를
하지 않아도 살이 찌지 않아요.
중심을 잡아야 하는 운동이라 코어
근육이 필요하거든요. 더 좋은 점은
롱보딩은 운동 같지 않다는 거예요.
때론 롱보드를 타면서도 숨이 차긴
하지만, 재미있는 놀이 정도거든요.

교통수단, 다이어트, 친교… 무궁무진한 매력

다이어트로 고민 중인 이들이 혹할 만한 정보가 있다. 롱보딩은 칼로리가 상당히 소모되는 운동이며, 자연스럽게 힙업이 된다는 점이다.
“저도 먹으면 살이 찌는 스타일인데, 롱보드를 타면 따로 체중 관리를 하지 않아도 살이 찌지 않아요. 특히 보드를 많이 타는 여름에는 더 그렇죠. 중심을 잡아야 하는 운동이라 코어 근육이 필요하거든요. 더 좋은 점은 롱보딩은 운동 같지 않다는 거예요. 때론 롱보드를 타면서도 숨이 차긴 하지만, 재미있는 놀이 정도거든요.”
또 롱보딩은 혼자 하는 운동 같지만, 함께 하는 운동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지역마다 롱보더 온라인 모임(롱보드 코리아)이 있는데, 온라인 공지를 통해 연습 시간을 확인한 뒤 찾아가 함께 보드를 탈 수 있다. 초보라도 상관없다. 모임에 찾아가 “초보인데 배우고 싶다”라고 하면 누구든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최진이 롱보드를 시작한 방법이다.
“롱보드를 타면서 성격이 좀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사진 찍는 걸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요즘은 휴대폰을 내밀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어요.”

예쁜 의상과 포즈만큼 중요한 ‘안전’

여전히 그의 SNS는 인기다. SNS 스타인 만큼, 그에게는 예쁜 영상을 찍는 비결을 물었다.
“대부분 영상 찍을 때 어려운 동작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동작만 넣는 것이 좋아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게요. 친구가 찍어준다면 평균 앵글보다 아래에서 찍어달라고 해보세요. 다리가 길게 나올 거예요.”
그는 테니스 스커트를 입은 영상으로 유명해졌지만, 즐겨 입는 의상은 따로 있다. 크롭티(배꼽티)와 하이웨스트 팬츠. 그는 “크롭티와 하이웨스트 팬츠를 입으면, 다리가 길어 보인다”라고 귀띔했다.
멋도 중요하지만, 롱보드를 탈 때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인기 롱보더 영상 속 주인공들은 영상을 찍을 때는 멋지고 예쁜 모습으로 보여질 수있도록 촬영하지만, 연습할 때는 헬멧과 보호대를 착용한다. 그래야 넘어지더라도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제가 겁이 많아서 기초를 탄탄히 익혔어요. 그래서인지 다행히 심하게 넘어진 적은 없어요. 롱보드는 반드시 보호장비를 갖춘 뒤, 바닥이 평평하고 넓은 곳에서 타야 안전해요.”
최진은 올해 스물두 살, 여전히 꿈 많은 나이다. 롱보더, 모델, 연기자 등 다양한 삶을 사는 그에게 또 다른 꿈에 대해 물었다.
“항공사 승무원에서 모델로 진로를 전환한 것에는 후회 없어요. 지금 하는 일이 즐겁고 스트레스 받지 않아서 좋고요. 그렇지만 언젠가는 외항사 승무원이 돼서 세계를 누비고 싶어요. 국내 항공사에 비해 외항사는 나이를 많이 따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보다 먼저, 코로나19가 끝나고 해외여행을 가게 된다면 에펠탑을 배경으로 롱보드를 타고 싶어요.” 역시 그의 꿈은 롱보드 위 세상처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